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취미는 덕질

색다른 조합으로 탄생한 집밥
“내가 알던 채소가 맞나요?!”

글·김경민 <‘채소 식탁’ 저자>

건강한 식단을 꾸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고른 영양소와 든든한 포만감입니다. 이런 점에서 채소는 빠지려야 빠질 수 없는 필수 식재료 중 하나죠. 종류가 다양하기에 고르는 맛이 있고 아삭거리는 식감, 푸릇한 색깔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도 많아요. 하루 종일 건강하게 먹을 고민을 한다는 김경민 작가는 사랑하는 채소를 이용해 예쁘고, 맛있고, 건강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취미는 덕질 1월호에서는 채소로 가득 찬 식탁의 매력에 대해 알아봅니다.

Q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두바이에서 요리하며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김경민입니다. 현재 SNS에 직접 만든 음식들을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제 요리법을 모아 「채소 식탁」을 출간했고, 지난 11월에는 샤르자에서 열린 ‘샤르자 국제도서전’에서 「채소 식탁」에 나오는 레시피로 쿠킹 클래스를 열어 많은 외국인께 한식을 소개했습니다.

Q

주로 채소를 활용해 식단을 꾸리고 계시는데요. 채소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한국에서 지낼 적에 요리를 거의 하지 않았어요. 당시에 저는 육식파였고요. 결혼과 동시에 시작된 두바이에서의 생활은 저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어요. 첫 번째는 고기를 먹는 횟수가 자연스레 줄었다는 점이에요. 돼지고기 섭취가 금기로 여겨지는 중동 지역 특성상 고기를 먹으려면 지정된 곳까지 이동해야 했거든요. 두 번째는 직접 밥을 지어 먹고,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고기를 먹지 못하다 보니 고기 대신 두부나 콩을 이용해 요리하고, 각종 야채들을 곁들여 먹었는데요. 그렇게 점점 채소가 주는 묘한 매력에 스며들게 된 것 같아요.

Q

채소의 매력,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누군가는 채소를 곁들이는 정도의 비주류 재료라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다양한 채소를 먹다 보면 각각의 고유한 향과 식감이 존재함을 알게 됩니다. 생으로 먹거나 찌고, 볶고, 말려서 먹는 등 응용 방법도 무한하죠. 또 특정 계절마다 나는 제철 채소들은 입맛을 사로잡는 별미 중 별미로, 깊은 맛과 좋은 영양소가 가득해요. 이러한 점들이 채소가 가진 매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바이에서 지내다 보니까 종종 한국의 제철 채소가 자주 그리워지네요.

Q

현재 두바이에 거주하고 계신데요.
먹고 싶은 요리가 있을 때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A

두바이에 이사 오고 한동안 외식 위주로 끼니를 해결했어요. 하지만 배가 불러도 채워지지 않는 헛헛함이 몰려오더라고요. 한식의 그리움도 함께요. 그래서 어릴 적 엄마 어깨너머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조금씩 요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본 재료인 가지, 애호박, 배추, 당근, 양배추 등은 이곳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장을 볼 때 필수 품목이에요. 고추장, 된장, 참기름과 같은 양념류나 깻잎, 말린 나물들은 한인 마트나 아시아 마트에서 구할 수 있어서 어렵지 않게 한식을 조리할 수 있죠.

두바이에서 재배하고 판매하는 채소로 만든 김치들

Q

집밥을 준비하다 보면 식재료가 한정된 탓에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럼에도 작가님의 SNS에는 예쁘고 이색적인 요리가 가득한데요. 영감은 어떻게 얻으시나요?

A

요리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해야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루기 쉽고 익숙한 식재료를 다양하게 응용하려고 합니다. 또 외식으로 먹었던 특이한 음식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보았어요. 한정적인 재료 속에서 한식을 만들어 먹기 위해 비슷한 식감과 맛을 가진 재료들을 찾아보기도 했고요. 이렇게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기 위한 집념과 노력이 이색 요리를 발굴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Q

채소를 활용한 집밥 레시피가 담긴 책 「채소 식탁」을 발간하셨습니다. 어떤 책인지 소비자시대 독자들께 소개 부탁드려요!

A

주재료인 채소를 이용해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레시피를 소개한 책입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준비 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익숙하면서도 예쁜 음식들을 소개해 부담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드리고자 노력했어요. 또 보기 좋게 담아내 대접받는 기분으로 먹을 수 있도록 제가 알고 있는 각종 노하우도 녹여냈습니다. 매일 먹는 끼니를 항상 푸짐하고 다양한 반찬들로 채우기란 힘들잖아요. 「채소 식탁」에 담긴 이야기가 여러분의 고민을 조금이나 해소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채소 식탁」에서 소개한 레시피 모두 먹음직스럽지만, 그중에서도 자주 만들어 먹는 메뉴가 있다면요?

A

저는 남은 반찬에 대충 차려 먹는 식사를 좋아하지 않아요. “잘 차려 먹었네”라는 느낌이 들도록 간단하게 요리해서, 예쁘게 담아 먹는 걸 선호하죠. 그래서 브런치 카페에 온 듯한 느낌을 낼 수 있는 파스타를 자주해 먹는 편입니다. 「채소 식탁」 part3에서는 다양한 파스타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저는 여기서 ‘토마토 오일 파스타’를 가장 좋아해요. 파스타 소스는 올리브 오일 베이스에 방울토마토나 홀토마토를 썰어 넣어 익히면 완성돼요. 매우 간단하죠? 맛도 좋아요! 토마토가 익는 과정에서 나오는 채즙과 오일이 어우러져 풍부하고 감치는 맛을 자아내거든요. 여러분도 한번 만들어 드셔보세요.

Q

독자들께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 두루 사용하기 좋은 식재료를 추천해 주신다면요?

A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이자 쉽게 구할 수 있는 완전식품, ‘두부’를 추천해 드려요. 동물성 재료를 대신할 만큼 풍부한 단백질을 가진 두부는 포만감이 높고, 웬만한 채소와도 잘 어울리죠. 돈가스 대신에 두부가스로, 크림치즈 대신에 두부와 견과류를 갈아 꾸덕꾸덕한 무스 형태로 만들어 먹는 등 활용도도 좋아요. 다진 고기의 느낌을 내고 싶을 때는 으깨어서 수분을 날리듯 볶아주면 고소하면서도 보슬보슬한 식감의 두부를 맛볼 수 있어요. 제가 요즘 즐겨 먹는 방법은 두부를 구워준 뒤, 여러 채소와 함께 볶아 먹는 거예요. 어떤 채소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향이 달라지고, 양념에 따라 완성된 요리의 비주얼과 맛도 달라 매 끼니 해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답니다.

두부를 활용해 만든 요리들

Q

연초를 맞이해 가족 혹은 뜻깊은 인연들과 식사 자리를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사랑하는 이들에게 대접하기 좋은 한 끼 메뉴를 추천해 주세요.

A

파티나 회식 등 모임이 잦은 연말에는 다소 자극적이고 무거운 음식들 많이 먹게 되잖아요. 연초에는 가벼운 음식들로 속을 쉬게 해주는 음식을 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으깬 두부에 양념한 뒤, 데친 배추에 싸 먹는 요리 ‘배추 두부만두’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라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이제 새해잖아요! 만두에 가득 찬 두부 소처럼,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웃음).

  • 메인재료

    배춧잎 6장, 두부 150g, 당근 1/3개, 파 4줄기, 양파 1/4개, 다진마늘 1t,
    다진생강 1/3t, 굴소스 1큰술, 소금 2꼬집, 후추 약간, 달걀 1개

    소스

    된장 2t, 스리라차 2t, 들깻가루 1t, 들기름 1t, 올리고당 1T, 물 2t

  • 조리 순서

    1.배춧잎은 끓는 물에 1분간 데친다.

    2.두부는 으깨어서 면포에 넣고 물기를 짜고, 당근, 파, 양파는 잘게 다진다.

    3.두부에 다진 채소와 마늘, 생강, 굴소스, 소금, 후추를 넣고 잘 섞는다.

    4.데친 배춧잎에 적당량의 두부를 넣고 잘 감싸 돌돌 만다.

    5.소스를 만들어 준비한다.

    6.달걀을 풀어 달걀물을 만들고, 배추롤에 묻혀 중불에서 노릇하게 굽는다 (찜기에 10분 쪄서 먹어도 좋다).

    7.배추만두와 소스를 곁들여 접시에 담는다.

Q

채소덕후로서, 올해 꼭 해보고 싶거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A

해외살이의 장점은 다양하고 생소한 식재료를 접할 기회가 많다는 거예요. 아직 시도해 보지 못한 채소들이 많아서 여러 요리에 접목해 보고 맛의 시각을 넓혀보고 싶어요. 그리고 한식에 관심이 많은 중동 현지인분들을 대상으로 쿠킹클래스를 열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김경민
작가

두바이에서 지내며 가볍고 맛있는 한 그릇 요리를 만든다. 쉽게 구할 수 있고 자주 먹어도 싫증 나지 않는 재료들로 식탁을 꾸린다. 소박하고 멋부리지 않은 한 끼가 일상을 단단하게 만들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늘 비슷한 냉장고 속 재료들을 어떻게 하면 색다르게 먹을지 매일 고민하며 SNS에 기록한다. 소중한 친구에게 레시피를 나누는 마음으로 「채소 식탁」을 썼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한 요리’를 하길 바라며 따라 하기 쉽고 맛있는 한 그릇 식탁을 소개한다.

주요 저서채소 식탁

인스타그램@table_min

지금 소비자시대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