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지난 1월, ‘챌린지’라는 명목 아래 가요계를 뜨겁게 달군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가수 지코의 신곡 ‘아무노래’인데요. 틱톡과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SNS에 채널에는 해시태그와 함께 ‘#아무노래댄스챌린지’가 유행했고, 톱스타부터 일반인까지 그 인기에 몸을 담았습니다. 이제 SNS 플랫폼을 통한 챌린지 마케팅은 심심찮게 등장하며, 그 전파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데요. 우리는 왜 이러한 챌린지 마케팅에 이끌리는 것일까요?
메마른 일상 속 흥미로운 단비, ‘놀이문화’ 챌린지
쳇바퀴 돌듯 뻔한 일상에서 주는 SNS의 즐거움은, 아주 소소한 행복입니다. 그중에서도 ‘챌린지 마케팅’은 SNS 이용자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죠. 남녀노소 특별한 제한 없이 누구나 한 물결에 몸을 담아 즐기는 모습에,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군중심리도 작용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잠재되어 있는 SNS 특성상, 유행이 퍼지는 속도도 아주 빠릅니다. 첫 시작은 작았을지라도, 어느덧 SNS를 온통 물들일 만큼 그 전파력도 어마어마하죠.
지난해 빌보드 62년 역사상 ‘핫100’에서 가장 오랜 기간인 19주 동안 정상을 지켰던 릴 나스 엑스(Lil Nas X) 또한 이러한 챌린지 마케팅을 이용하여 그 전파 효과를 입증한 바 있는데요. 카우보이 컨셉을 활용한 ‘Old Town Road’라는 그의 곡은 ‘틱톡’이라는, 짧은 영상을 업로드하는 형식의 SNS를 통해 #yeehawchallenge 라는 해시태그로 뜨거운 반응을 누렸습니다. 덕분에 음악 차트에서도 늘 상승세를 유지하는 현상이 나타났고요. 틱톡이라는 SNS 앱은 어느덧 음악을 매개로 한 대중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고, 단순 대중음악을 듣거나 게시물을 업로드하는 것뿐만 아니라 너나 할 것 없이 즐기는 재밋거리를 소비 한다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거듭났습니다.
뜨거운 경쟁심리 자극, 사실 고도화된 마케팅 수단?
현재 우리는 유난히 과열된 경쟁 시장의 굴레에서 살아남는 게 익숙한 세대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의 본질은 사실 자유경쟁에 의해 경제가 순환하는 것이 이치이기 때문이죠. 이처럼 우리가 늘 겪어온 경쟁심리를 자극한다면, 챌린지 마케팅의 효과 또한 증폭될 수 있습니다.
가끔 헬스장이나 학원 등에서 배포하는 전단을 살펴보면, ‘등록비 면제’를 명목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체중을 가장 많이 감량한 회원, 트레이닝 무료’나 ‘토익 만점 달성 시 수강료 전액 환급’과 같은 전제적 조건을 내걸어 ‘무료’라는 점을 앞세워 광고하곤 합니다. 이는 소비자의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동시에 원하는 목표치를 이룰 것이라는 희망을 자극하는데 일조하고요. 또 목표한 바를 이뤘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계산해보면,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죠. 하지만 모든 이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내건 조건에서 미끄러질 경우에는 어김없이 ‘소비’해야 한다는 쟁점이 존재합니다.
초연결시대, 마주 보지 않아도 우린 통하니까
인터넷과 통신기술이 발달한 이 시대에,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같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 또한 챌린지 마케팅의 동력이 됩니다. 단순 무언가를 소비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작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가치를 빛낼 수 있으니까요. 지난해 SNS를 뜨겁게 달궜던 ‘#노플라스틱챌린지’ 의 경우, 플라스틱의 소비를 지양하자는 신념을 나누는 장으로 조성되었습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을 만한 것을 게시해 나누고, 그 방법을 전파한 것이죠.
지난해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19년 올해의 인물, 스웨덴의 소녀 그레타 툰베리 또한 SNS를 통해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세계로 전파했습니다. 그레타 툰베리는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 대신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펼쳐왔는데요. ‘#Fridaysforfuture’라는 해시태그 아래 기후 행동을 위한 캠페인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동조를 끌어냈죠. 이처럼 챌린지 마케팅은 단순 금전적인 소비만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만드는 힘으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챌린지’에 임하는 대중의 목적은 단순 흥미일 수도, 개인의 발전일수도, 소속감에 대한 갈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전이란 것은, 성공과 실패 여부에 관계없이 더 나은 방향으로서의 변모를 꿈꾼다는 점에서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기 마련이죠. 챌린지 마케팅은 대놓고 ‘소비하라’는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즐거움을 소비하는 동시에 무언가를 얻는 쾌감으로까지 진화했습니다. 이처럼 시시각각 떠오른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우리에게 또 어떤 즐거움과 소비를 선사할지 기대가 되네요.